2009년 6월 24일 수요일

똑똑한 자들이 이끌어온 세상 그리고 -쌍용차 노조파업사태를 보며-

 며칠 전 황금어장에 나온 안철수씨가 한 말 중에 인상깊은 구절이 있다. 자기가 다녔던 대학의 법학과 교수가 한 말인데 수업중 가르치던 학생들중 법학 점수 a를 받던 학생들이 대부분 감옥에 가 있었다는 말이었다. 그에 덧붙여 안철수씨는 정말 똑똑한 사람들이 과연 사회에 도움이 되는가. 자신의 영달을 위해서만 그 능력을 쓰는 것이 옳은 것인가 라는 말을 했다.  
 세계적 공항이 다가오고 신자유주의의 몰락이 진행되고 있는 지금, 그 질문은 너무도 가슴아프게 다가온다. 세계적인 미,영의 수재들이 짜낸 금융,경제시스템은 결국 경제의 몰락을 가져왔고, 그 열매는 대부분 그들의 것이었으나 그 고통은 모두의 것이 되었다. 그 커다란 프레임을 짠 머리좋은 사람들의 성공은 그들의 몫이고 실패는 왜 모두의 몫이 되버리는 걸까? 그것도 10년밖에 안걸리는 이 불황의 사이클은 어안이 벙벙하게 만든다
 어쩔 수 없다는 말을 내세울게 아니다. 누군가는 살아야지 않느냐고 야박하게 몰아세울 것도 아니다. 이 시스템이 만들어진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아니었고 다분히 의도적인 상황이었다. 이 만들어진 패러다임 속에서 ‘필요’의 무리로 부터 밀려난 사람들을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어제의 동료들이 살아남은자와 해고된자로 서로 대치하고 싸우는 이 ‘동물의 왕국’을 어떤 눈으로 봐야는 건가.
 예전 우석훈씨의 88만원 세대에서 ‘첫 섹스의 경제학’이란 챕터를 보고 적지 않은 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다. 그때까지 그냥 경제는 경제의 영역이고 문학은 문학의 영역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분명히 문학의 영역인줄 알았던 사랑의 장면이 경제에 의해서 좌지우지 된다는 걸 보고 삶에 맞닿아 있는 학문의 상관성을 깨달았다. 경제는 생존을 쥐고 있기 때문에 그 모든 것의 위에 있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도 들었다. 그 힘을 좌지 우지 하고 있는 소위 똑똑한 사람들은 왜 이런 흐름을 만들어 온 것일까?
 물론 경제만이 아니다. 철학, 문학, 자연 과학의 그 많은 똑똑한 사람들은 ‘살아볼만한’삶을 과연 제시하고 있는 것일까?  OECD 전체 자살율 2위 20대 자살율 1위, 비정규직 증가 속도 최고는 팽배해 있는 불안과 슬픔을 보여준다. 그많은 똑똑한 사람들은 뭐하고 있는 것일까?  
 엘리트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명예 돈 힘 모든것을 향유해온 집단 아닌가. 이 힘든때에 무슨 방향이든 희망이든 제시해줘야 하는 것아닐까. TV에서 해고통지서를 받고 눈물을 흘리는 아주머니를 보며 눈물 속 삶의 팍팍함이 고여있는듯 해 씁슬하다. 그리고 무언가를 해야할지도 무언가 과연 할 수 있는지도 모르는 자신을 보며 착잡하다.

댓글 2개:

  1. 일리있는 말이에요. 사회 지도층에게 모든 책임을 다 전가하는 건 옳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지도층 역시 자기 책임을 다하고 나야, '지도층'이라는 명함에 걸맞다고 할 수가 있겠죠. 정말... 사회를 통합할 수 있는 비전이 필요할 때입니다. 좌우 모두 수긍하고 함께 나갈 수 있는 길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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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뭔가 요즘은 어질어질 한 것같아요. 뭐가 옳은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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