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6월 10일 수요일

충산리 지구멸망 3일전(2)


주리도 옆에 와서 헥헥 거린다. 인성 정자세로 주리를 안 쳐다본다. 숨을 고르자 주리 인성에게 말을 건다.


주리 : 몇시냐.

인성: ?

주리: 몇시냐고.

인성: 8시요.


카메라 뒤에서 앉아있는 인성과 서 있는 주리를 잠시 잡는다.

주리 : 너 여기 얼마나 살았냐? 너 열 일곱 맞지?

인성: ?

주리: 너 완전 범생이래메.

인성: ….............

주리: 그럼 나중에 영화감독해서 나 쓰면 되겠다.

인성: 공부 잘한다고 영화감독 하는거 아닌데요.

주리: 어쨌든 짜샤


주리 인성을 노려 본다. 인성 다시 앞을 본다.


주리: 하긴 니가 안해줘도 좀있음 Tv데뷔한다. 좀 수준떨어지긴하지만,


버스가 오고 둘 버스에 탄다. 버스에 탄 인성 좀 웃는 듯한 표정으로 팔을 창문에 기대고 밖을 쳐다본다.

떠나가는 버스 뒤에 카메라. 그러면서 제목 올라간다.


장면 바뀌어 교실

과학선생: 지구의 공전 주기는

선생 분필 던져서 인성 맞춘다.

과학선생: 저 놈은 반장이라는 놈이 처자고 있으니


.과학선생: 잘 봐 . 이번에 운석이 날아온다고 하는 것도 이 공전주기와 상관있는거야. 운석이 다행이 궤도를 피해서 간다고 한다지만 이거 진짜로 지구에 박았으면 다 죽는거야. 이 놈들아 . 그러니까 과학을 잘 알아야돼.


종 울린다.

과학선생: 뭐 말 할려니까 끝나네. 반장

인성: 차렷 . 경례

교실전체: 수고하셨습니다.

인성친구: 야 어제 내가 말한 거 봤냐?

인성: 뭘 봐 새꺄. 안 봤어

인성친구: 지랄, 계속 잠 꾸벅자고 이거 밤새본거같은데

인성: 소설을 써라. 그건 그렇고 스나이퍼 1집 가져왔냐.

인성친구: 어 잠만.


자기 자리에서 시디를 가져온다.


인성친구: 야 너 충산리 맞제?

인성: 근데

인성친구: 형들 얘기들어보니까 완전 이쁜 가시나 왔다더만,

인성: 가시나 아니다. 누나다. 누나.

인성친구: 이 새끼 잘 아나보네. 나도 좀 소개시켜줘.

인성: 뭔데 니를 소개시켜 주나. 치워라 .

인성친구 :가슴 은근히 크다더만, 봤나.

인성: 이런 변태새끼

인성친구: 서울말 쓰는데 완전 귀엽다 안카나. 귀엽고 섹쉬하고,

형들 이야기들어보니 언제 함 딸거라는데 진짜 부럽다.

인성: 시끄럽고 빨리 집에나 가자.


장면바뀌어

김목사: 이번 하나님의 은혜로 말미암아 마지막 심판의 날이 늦춰진 것에 대해 감사하기 위한 것입니다. 죄많은 우리의 삶마저도 구원하시고자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를 짊어지시고 못에 박히셨습니다. 이를 위해 조그만 기도와 감사를 교회에서 드리려고 합니다.


강할멈: 그거 하는데 돈 내야는거아냐 날강도 놈들

김목사: 아닙니다. 그냥 오셔도 됩니다.

강할멈: 그거 다닐라 카면 뭐 헌금이내 뭐네 내얀다더만 퍽도 귀찮겄네.

김목사: 아닙니다. 그냥 오셔서 말씀만 듣고 가셔도 됩니다.


그 때 왠 할머니 한 분 들어온다.

할머니: 마 보소, 양반아 . 아무리 돈 좀 밀렸다고 그래도 그렇지. 구청놈들 딱지 끊으로 오게 만드나.

같은 동네에 살면서 너무하는거 아이가. 그게 어케 산 집인데

이번에 농사 좀 말아서 그런걸 그렇게 야박하게 처 하나 할망구야.


강할멈: 시끄럽다. 돈 못갚은 꼬락서니가 그리 당당하나. 그러니까 니가 그 모양 그꼴인기다.

동네 시끄럽게 하지마라. 콱 신고해뿌릴텐게

할머니: 고소해라 고소해 어차피 집 없어 나앉게 생겼다 . 아예 밟아라 밟아.


할머니 드러눕는다.

강할멈: 그래 밟아줄까 밟아줄까 이 버러지같은 년아. 이거 맞아서 합의볼라고?

퉷퉷


강할멈 진짜 밟으려고 하자. 김목사 강할멈을 막는다.


김목사 : 아 할머니 고정하세요.

강할멈: 뭘 고정해 고정하긴 그 서양 신 뭐시기는 저런것도 다 용서해주나? 대답해봐 이양반아

김목사: 그럼요 할머니 그리스도는 다 용서해주십니다.

강할멈: 그럼 난 서양 도깨비 뭐시기 얼굴도 쳐다보기 싫응꼐 같이 데리고 나가라. .

김목사: 할머니 고정하세요.

할머니: 왜 못치냐 못쳐 그럼 내가 쳐줄꾸마 아주 쳐 부셔줄꾸마

에잇

할머니 집으로 들어가서 어느 도자기를 확 부신다. 할머니 위에서 비추고 도자기 부셔지면서 화면 바뀐다.

주리아빠 도자기를 찬찬히 들여다본다.


주리아빠: 아무래도 이게 싸구려빛깔은 아니야. 요사스럽게 요거요거 그려논게. 이거 제대로 값 받아야는데

주리: 다녀왔습니다. 아빠 준비 다 했어?

주리아빠: 그럼 기집애야 나 혼자만 나간다고 했구만, 뭘 따라온다고 해가지고

주리: 김주리 TV 충격데뷔야. 요즘 인터넷 잘돼있어서 저런데 나와도 갑자기 훽 한다고

주리아빠: 가시내 허파에 바람만 들어가지고 공부는 안하고,


주리 자기 방에 들어가서 뽕을 집어넣고, 화장을 하기 시작한다.


주리아빠: 빨리 나와 가시내야 . 뭐 할거있다고,

주리: 알았다고.


주리아빠 차에 앉아있고 주리 차에 탄다.

주리아빠: 너 이거 조금이라도 금가면.

주리: 금가면

주리아빠: 혼난다 하튼 그거 잘 잡고 있어라.

주리: 신문꾸겨넣고 했으면 됐지 , 뭘 잡고 가 진짜.

주리아빠: 시끄럽고 출발한다.


차를 타고 가는 길목에 개구리들이 한 쪽으로 뛰어가는 것을 잡는다. 멀리서도 노루가 뛰어가고 있다.

주리: 뭐지

주리아빠 : 잘봐라 기집애야


카메라 차와 함께 가고 지나는 도중, 양마담이 선글라스 끼고 지나가는 것이 보인다. 주리아빠 쳐다보고 백미러로도 쳐다본다.


주리: 아빠나 똑바로 봐


카메라 초점 바꾸어

양마담 잡고 ,지나가면서 동네 남자들이 고추따다가 일손놓고 쳐다본다.


양마담 (속으로) 한표 (남자들이 볼 때마다 두표 세표 라고 한다.)


양마담 교회 앞에서 위를 한 번 보고 교회 안으로 들어간다. 교회에 김목사가 있고, 김목사 난처한 표정을 짓

는다.


김목사: 또 오셨네요.

양마담: (속으로) 보류.

예 오늘도 마음속이 심란해서요. 주님의 가르침을 받으면 어떨까 해서요.


교회 안

양마담: 목사님 사람을 사랑하는 건 죄가 아니잖아요. 자꾸 그 사람이 들어오는 걸 어쩔 수가 없어요.사랑하

는게 죄인가요?

김목사: 아닙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우리의 의무입니다.

양마담: 그런데 그 사람은 저를 거들떠도 안봐요. 제가 사랑의 눈길을 보내도 께름칙한 양파 껍떼기 보듯이

해요. 너무해요. 속으론 한올 한올 까고 싶을지도 모르죠.

김목사: 그 사람 스스로의 사정이 있을 겁니다. 그리고 쾌락을 위해서 하는 사랑을 해서는 안됩니다.

양마담: 아니 제가 언제 쾌락을 위해서 사랑을 한다고 했나요. 전 순수해요. 목사님은 저를 선입견을 가지고

대하시는 건가요. 전에 말씀하신 사마리아인 처럼 보시는건가요.


김목사 속으로 놀란 듯 하다.


김목사: 아닙니다. 자매여.

양마담: 그럼 그 사람이 쾌락을 위해서 사랑을 하고 싶어하는 걸 아시는 건가요.

김목사: 아닙니다.

양마담: 목사님은 누굴 사랑해보신 적 있나요?

김목사: 그럼요 자매님, 모두 다 사랑하고 있습니다. 신의 사랑이 있는 한 저는 세상 모든 것들을 사랑할겁니

양마담: 모두를 사랑해봤다는 건 아무도 사랑안해보셨나보네요.

전 그 하나 밖에 안보여서 눈이 멀 지경인데 말이죠. 하긴 그래서 이 지경인지도 몰라요. 베이스하

던 못난 놈 뭐가 좋다고 따라가서 지지리 고생만 하다. 여기 흘러왔으니. 전 사랑 받을 자격도 없나

봐요. 이리저리 쟤고 따지고 해야는데. 그 사람만 보면 넋을 잃으니.


김목사 여전히 난처한 표정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