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3일 금요일

변신과 성장에 대하여

 변신과 성장에 대하여

 일본의 유명 TV프로그램인 런던하츠에는 재밌는 코너가 하나 있다. 지나가는 여자 가운데 한명을 선정해서 그 사람의 코디를 해주는 것이다. 여자는 코디를 받은 후 화면 속에서 Before 과 After로 나타난다. 그녀는 코디를 거친 끝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나타난다. 화면속의 그녀는 시청자들의 욕망에 맞게 변신했다. 그리고 조금의 코디만 거치면 그녀는 또 스타일 변신을 할 수 있을 것이고, 성형을 하면 더 예뻐질 수도 있을 것이다.

 사회에서의 변신이라고 할 때 변신이란 자기 자신이 무언가로 변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그녀의 경우 자신의 촌스러운 모습에서 멋진 모습으로 탈바꿈했다. 그녀는 자기 자신의 촌스러운 모습에서 벗어나고 싶은 것을 욕망했다. 그리고 자본주의 사회는 그러한 변신을 통해서 굴러갈 수 있는 사회이다. 욕망으로 인한 개체의 부정에서 변신은 시작된다.

 반면 성장이란 자신의 존재 기반을 통해서 한 발짝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성장이 앞서 말한 변신과 같은 점은 변화에 대한 욕구에서 출발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성장은 개체에 대한 부정이 아닌 긍정에서 시작된다. 자신을 끌고 좀 더 앞으로 갈 수 있다는 욕망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이것은 단순한 형태의 변화 혹은 전이가 얼마나 급진적이냐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 판단은 앞서 말한 자아에 대한 생각의 차이에서 할 수 있는 것이다. 만약 자아를 가지고 있는 애벌레가 있다고 치자. 이 때 애벌레는 변신을 할 수도 있고 성장을 할 수도 있다. 만약 애벌레가 끊임없이 자신의 모습을 더러워하고 싫어하면서 나비가 되길 욕망한다면 나비가 된 것은 애벌레에게 있어 변신이다. 그러나 그가 스스로를 긍정하면서 한발 한발 변화했다면 애벌레는 성장한 것이다. 

 이렇듯 성장이란 본질적 자아에 대한 긍정 속에서 변화를 꿈꿀 때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성장 스토리는 신화의 영웅이야기에서도 즐비하다.

 어떤 영웅이 성장한다는 것은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모든 영웅은 자신의 소명을 거부하고 마을을 떠난다. 그 모험에는 여러 제약들이 있고 과제들이 주어져 있다. 그 과제들을 다 해결한 후 영웅은 다시 돌아온다. 그는 스스로의 긍정 속에서 변화를 꿈꿨고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다시 돌아왔다. 그는 성장한 것이다.

 이는 우리의 삶과도 같다. 우리는 세상에 태어난다. 우리는 쉽게 소명을 거부하지 못하지만 어쨌든 여러 과제들을 해결하면서 살아야한다. 그러한 삶속에서 우리는 성장한다. 삶이란 기나긴 여행이자 성장인 것이다. 성장은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흐름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우리는 수없는 변신을 꿈꾼다. 이승기처럼 변신하길 꿈꾸고 안철수처럼 변신하길 꿈꾼다. 욕망이 끝이 없듯이 우리가 변신을 갈구 하는 것도 끝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삶의 자연스러운 모습은 우리스스로가 성장하는 것이다. 그 성장의 시작은 자신에 대한 진심어린 사랑에서 시작된다. 변신에 대한 욕심에서 살짝 빗겨나갈 때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고 스스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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