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CEO들 사이에서 인문학 강좌가 인기라고 한다. 국내에 내로라하는 CEO들이 삼성경제연구소 SERI 문학 강좌에 참가하고 있다. 서점가에서는 ‘인문에서 경영을 읽다.’ ‘시읽는 CEO' 등 인문과 경영을 접목한 책이 인기를 얻고 있는 중이다. 몇 년 전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인문은 시대의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환경문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경제인들은 절대적으로 필요하지 않는 이상 어떤 것도 행하는 법이 없다. 유행처럼 번져가는 인문학 열풍은 인문에 대한 시대적 요구를 보여주고 있다. 대체 어떤 변화가 오기에 리더들 사이에 인문학이 떠오르는 것일까?
박경철 의사는 경원대 지성학 강의에서 지금의 시대를 추격성장에서 선도성장으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정의하였다. 누군가 앞질러 놓으면 그것을 따라가기 위해 온 힘을 쏟는 것이 추격성장이라 한다면, 선도성장은 맨 앞에서 방향을 설정하는 성장이다. 우리는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을 따라가기 바빴던 시기에서 앞으로 나가 방향을 정해야하는 단계에 와 있는 것이다.
이 선도성장의 시기에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창의적인 것들을 만들고 틀을 짤 수 있는 상상력이다. 선도성장의 시기에는 누군가를 따라 해서는 앞서갈 수 없다. 이 시대는 디지털 컨버젼스를 이해하고 거대한 상상력을 통해 세상을 짜나가야 성장할 수 있고 앞서 나갈 수 있다.
아울러 선도성장의 시대에는 이전 시기와는 다른 리더십이 요구된다. 추격성장 시대에 필요했던 리더십은 한 지도자의 의지를 보이면 개인이 우르르 따라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선도성장의 시기에 필요한 것은 개개인을 다 설득하고 개성과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서 인문학은 그 필요성을 더하고 있다. 개발도상국 수준의 경제에서 위기를 맞았던 인문학은 새로운 시대에서 다시 부흥하는 것이다. 시대를 읽어야하기에 역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상상하고 남을 이해해야하기에 문학이 필요하게 된다. 새로운 시대에 인문학은 선택의 학문에서 필요의 학문으로 거듭나고 있다.
미래에 인문학은 더욱더 맹위를 떨칠 것이다. 급변하는 사회가 배출하는 혼란은 끊임없는 도덕을 요구할 것이다. 새로운 사상이 사람들을 움직일 것이며, 점점 파편화되는 개개인중 상당수는 문학에서 안식을 찾을 것이다. 익히 경험해보지 못한 사회문제들 속에 철학은 새로운 돌파구를 제시해 줄 것이다. 학문 간의 융합과 인간중심적 변화는 모든 학문에 인문학의 필요성을 더해줄 것이다.
인문은 사람에 대한 학문이다. 사람에 대한 예의와 이해가 사라질 때 경제적 동물만이 남고 삶은 팍팍해진다. 미래의 사회는 밝고 풍요로울까? 그에 대한 답은 결국 인문의 성패에 달려있을 것이다.
참고부분
<미래학이란 무엇인가> 하인호, 일송북 p149
대부분의 개발도상국에서 인문대 졸업생의 진로가 막혀있는 실정이다.
태그를 쓰며 인문학을 치니 인문학의 위기가 자연스럽게 나오네요. 제가 보기에는 인문학이 위기인 것이 아니라 인문대가 위기가 아닌가 싶습니다. 다가오는 제2의 르네상스를 인문대학에서 준비할 수 있을런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