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제목대로 인간에 대한 책이다. 또한 저자가 쓴 머리말 대로 ‘인간에 대한 애증’이자 ‘인간에 대한 절망과 희망’을 서술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인간을 규정하고 동시에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저자의 인간에 대한 규정은 직설적이고 거침없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 아니다. ’에서부터 ‘미래의 성은 여성이 주도한다.’ 에서까지 저자는 에둘러 말하지 않으며 솔직하게 자신의 철학을 펼쳐나가고 있다. 종교에서 심리학, 철학 , 한의학 전반에 걸친 저자의 지식은 그의 생각을 탄탄하게 뒷받침하고 있다.
저자가 생각하는 인간은 이상한 동물이다. 결국 식욕과 성욕은 추구하면서 동물과 다른 척하고, 우주의 중심마냥 건방을 떤다. 고난을 즐기는가하면, 미신에 사로잡혀 있기도 한다. 이성으로 자신을 동물과 구별하지만 이성을 빙자하여 전쟁을 일으키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은 인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다. 글이 한계가 있음에도 문자의 굴레를 벗어날 수 없는 것이 인간이다. 상징에 울타리에 둘러싸여 본질에 다가가기 힘든것이 인간이다. 어쩔 수 없이 법에 짓눌려 살아야하는 것도 인간이고 성적 죄의식으로 평생 괴로워 하는 것이 인간이다.
인간에 대한 저자의 사유는 날카롭지만 암울하다. 그러나 저자는 인간에 대한 규정과 진단에 멈추지 않는다. 인간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으며 그것을 실현할 방법또한 제시하고 있다.
삶을 그나마 행복하게 사는 방법으로 저자는 놀이정신에 입각한 실용적이고 육체적인 쾌락추구를 주문한다. 모든 정신적 우월주의와 관념적인 생각은 독선을 불러오고 분쟁을 불러온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이념과 이성의 깃발 아래 사라져간 민중 개개인의 삶을 볼 때 정신적쾌락 추구는 지배엘리트의 지배논리이다.
그는 인간을 심도있게 파헤쳤다. 저자가 겪은 일련의 사건들이 저자의 인간관에 부정적 인식을 더했는지 모르지만 인간은 인간의 본성인 놀이와 육체적 쾌락에 접근할 때 인간은 평화로워지고 진정한 인간 해방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서평
마광수에 대한 대중들의 생각은 대체로 상징에 머물러 있고, 부분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그는 색마에 도덕을 타락시키는 사람으로 비난을 받곤 한다.
촌티나는 도덕을 뿌리치고 외롭지만(?) 솔직한 쾌락을 추구하는 그의 글은 항상 시원시원하다. 이번 에세이집 [인간]도 깔끔하고 솔직한 글이었다.
항상 어디와도 손잡지 못하고 있는 그이지만 강준만 교수의 말대로 그는 어디와도 손잡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의 자유주의적 세계관은 자유주의자들과 맞닿아 있을테고 민중억압에 대한 투쟁에 있어서 진보와 손을 잡을 수도 있다. 여성의 당당한 성추구에 대해서는 페미니스트들과 손을 잡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해석되지 않으며 부분속에서 비난을 받을 뿐이다.
이번에세이집을 통해 인간의 굴레와 한계에 대해 우울하기도 하였고 그의 청사진과 해답에 즐겁기도 하였다. (그 상상력이란......) 책을 읽는 동안 나는 그가 생각한 부제대로 절망과 희망의 시계추를 왔다갔다 하고 있었다. 아직은 그가 말한 야한 사람도 , 놀이하는 사람도, 실존적 인식에 도달한 사람도 되지 못했지만 이 책을 통해 그런 노력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절실히 들었다. 도덕에 얽매여서 삶이 텁텁한 사람, 인간에 대해 심도있게 알고 싶은 사람,에게 추천한다.
재미 ★★★
성장 ★★★
총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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